오늘은 그냥 평범한 하루였다. 여기 와서 특별한 하루랄 것도 없지만... 딱히 할게 없다. 학교 가고, 수업듣고, 오늘은 p.p.s중에 불규칙동사들 배우고, 전에배운 불규칙 2군동사 복습하고, 옷에 대해서 배우고, 수업 끝나고 나서는 커피 한잔 사서 5층 테라스에 앉아서 숙제하고 복습하고, 버스타고 집에 와서 점심먹고, 듣기 공부를 하는 셈 치고 나르코스를 몇 화 보고, 이제 씻고 저녁 먹으려고 한다... 지겨워.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너무 싫어서 오늘은 아침에 나가는 것도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다. 물론 돈냈으니까 절대 수업에 빠지진 않을 거다. 그래도 너무 싫었다... 억지로 나간거나 마찬가지였다. 이 집을 한달 더 계약했으니까 한달은 더 살거지만 그 다음에는 진짜로 뽀블라도나 엔비가도로 가야겠다. 거긴 외국인이 많으니까 눈치 덜 받겠지.
콜롬비아는 정말 90년대 한국같다. 내 예를 바꿔서 말하자면, 터키인이나 이란인이 90년대 서울에 와서 사는데 그것도 서래마을이나 용산도 아니고(사실 그 시절에도 용산에 외국인들이 모여 살았는지 모름) 영등포구쯤에 와서 사는 느낌이랄까? 웬만해선 외국인을 볼 일이 없고, 그래서 외국인이라고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건 실례라는 걸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동네에, 그나마 금발 백인도 아니고 잘 모르는 나라에서 온 유색인 외국인이니까 무슨 동물보듯 하는 느낌.
참 웃긴게 여긴 콜롬비아 정부에서도, 메데진 시청에서도 열심히 미는 관광도시인데도 이렇다. 하긴 동양인이 오기에 너무 먼 나라이긴 하다. 남미에 사는 동양인이 얼마나 되겠어. 유튜브에 보면 광고도 열심히 만들어 놨으면서(물론 관광객들은 다 백인이다) 사람들이 영어도 존나 못하고.
너무 불평만 하는 것 같다. 근데 나도 궁금하다... 내가 이 나라를 떠나기 전까지 여기에 정을 붙이게 될지 말이다.
어서 세마나 산따가 지나가고 새 코스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와 글쎄 공부가 제일 재미있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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