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세는 게 무의미해진 느낌이 든다. 다음주 금요일이 말하기 시험이고 이제 6일남았네. 이번 코스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 점점 더 힘겨워진다. 아니면 그냥 코스 자체가 별로라서 그런 걸까? 에아핏 스패니쉬 클래스가 코스 8부터는 좀 산만해지고 정신없어진다는 글을 네이버에서 본 것 같다. 확실히 산만해짐... 이전 클래스까지는 꼭 필요한 시제들을 차근차근 배웠으니까 수업에 큰 줄기가 있고 하나하나 따라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8레벨 부터는 고구마 줄기 뻗듯이 사방으로 이것저것 깔짝이는 느낌이 든다. 일단 cláusulas자체가 좀 정신이 없다. 내 머릿속엔 이미 para의 사용법이 정리되어 있는데 갑자기 cláusula de finalidad 를 배우면서, 그것도 계속 subjuntivo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근데 클라우술라 데 피날리닫은 꼭 접속법만 쓰는 건 아니야^^ para도 클라우술라 데 피날리닫임ㅎㅎ'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이미 내가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던 여러 가지 접속사들을 새로운 범주에 자꾸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그게 좀 힘들다. 그리고 이건 솔직히 좀 유치한 이유이긴 하지만 뭔가에 대해 질문해놓고 대답하면 하지만 그건 그렇고 이건 어떤데? 하고 자꾸 물어보는 방식도 싫다. 내가 대답한 것들까지도 다 틀렸다고 하는 것 같다.
에아핏 선생님들이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긴 하지만 다섯명의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받으면서 느낀 건 역시 모든 것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는 거다. 처음 남미에 유학을 계획했을 때 가장 먼저 읽은 포스트가 에아핏을 매우 좋은 곳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학교에 관해서는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고, 다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음ㅎㅎ..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긴 하다. 내돈 내고 배우면서 아깝거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거지같은 일을 겪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무척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도 안되고... 근데 만약 나한테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더 있었어도 9레벨을 듣는 건 고려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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