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가 미국에서 하루에 17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합성 마약이 멕시코 영토 내에서 점점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다

멕시코의 북부 국경 지대에서 가장 중독성이 강하며 치명적인 마약류 중 하나인 펜타닐의 소비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많은 경우 마약을 소비하는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사용하는지 모른다. 이는 이번 주에 라몬 데 라 푸엔테 멕시코 국립정신의학연구소(INPRF)와 시민연합 프레벤카사에 의해 발표된 헤로인의 소비와 함께 사용되는 합성 아편(펜타닐)을 추적한 연구의 결론이다. 이웃 나라 미국에서는 이 합성 마약의 과다 복용으로 인해 하루에 17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기기도 했다. 멕시코는 마약 수출자과 수출 통로로서의 두 가지 역할 뿐만 아니라 마약 밀수의 통로가 됨으로서 생긴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를 거래하는 초기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었다. 라몬 데 라 푸엔테 멕시코 국립정신의학연구소의 연구원이자 이 연구의 저자 중 하나인 클라라 플레이스는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멕시코의 국경 지대에는 불법적으로 펜타닐을 거래하는 시장이 생겨났고, 가장 취약한 대상인 주사기 형 마약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알렸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과 국립폴리테크닉연구소의 고등학술연구원들, 연구 센터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은 매우 민감한 테이프를 이용하여 국경 근처의 도시 티후아나의 헤로인 사용자 89명에게서 '파라페르날리아'라고 불리는 펜타닐을 사용한 흔적을 검출해냈다. 헤로인은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는데, 검은 껌 혹은 흰 가루의 형태로 가장 흔히 볼 수 있으며 마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크리스탈(MDMA)이나 코카인 같은 다른 마약류와 함께 혼합된다. 전문가들은 흰 가루형의 순도 높은 마약 표본 59개 중 93%의 표본에서 펜타닐을 검출해냈으며 이 중 아홉 개의 표본에서는 MDMA와 섞인 헤로인도 검출되었다. 플레이즈는 "지금이 이 문제가 미국에서처럼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기 위해 통합적인 전략을 구축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민연합 프레벤카사의 공동책임자 릴리아 파체코는 "이 연구는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을 확인해 준다. 가루형 마약의 과다복용은 흔한 일일 뿐만 아니라 매우 치명적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가루형 헤로인은 치나 화이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길거리에서 1회 분량에 50페소(2.5 달러)에 팔린다. 미 마약단속국(DEA)에서도 동의한 바와 같이, 문제는 펜타닐이 헤로인과 같이 치나 화이트라는 이름 하에 판매되나 헤로인에 비해 50~100배 가량 더 강한 중독성을 지닌다는 데 있다. 미 마약단속국이 가장 최근에 펴낸 연례 정보집에서는 "많은 마약 암매상들이 헤로인과 펜타닐을 거래할 때 스스로가 무엇을 팔고 있는지 잘 모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졌다. 프레벤카사의 이사 루이스 세고비아는 "마약을 투약하는 이들의 소비습관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마약을 팔 지 결정하는 마피아들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신문사는 펜타닐은 값이 싸지만 헤로인에 비해 20배까지 더 많은 이윤이 남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티후아나에 사는 한 69세의 마약 중독자는 라몬 데 라 푸엔테 국립정신의학연구소와 프레벤카사의 연구출판물 'Cuqueando la chiva'에서 "마약의 과다 복용이 점차 흔해지고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펜타닐을 다른 마약과 섞기 때문이다(...) 마약 카르텔들은 어떤 마약을 무엇을 대신하여 섞어야 하는지 지켜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티후아나에서 펜타닐을 투약하는 이들은 펜타닐을 통해 "쾌락을 느끼며 모든 걱정을 잊는다", "기쁨", "자의식에서 벗어난다" 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투약하는 약품을 헤로인에서 펜타닐로 바꾼 한 51세의 한 펜타닐 소비자는 "약효는 헤로인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강력하다. 헤로인이 아프지 않기 위해 하는 마약이라면 펜타닐은 쾌락을 느끼기 위해 하는 마약"이라고 설명했다.

티후아나가 위치한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주의 헤로인 소비량은 멕시코 내 평균 소비량에 비해 3배나 높은데 이는 티후아나가 미국으로 밀수입되는 마약의 집결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멕시코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주 공급자이며 중국과 함께 펜타닐의 주된 생산지인 동시에 시나로아 카르텔과 할리스코 누에바 헤네라시온 카르텔이 좌우하는 마약 공급로이기도 하다. 바하칼리포르니아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재임 기간(2012-2018) 동안 펜타닐이 가장 많이 몰수된 곳이기도 하며 6년 간 몰수된 양은 약 350kg에 이른다. 좀 더 현실적인 예로, 지난 6월에 미 마약단속국이 펜타닐 33kg을 소지한 한 멕시코인 마약밀매범을 붙잡았을 때 그는 이만큼의 분량이면 "천만 명의 사람들을 죽이기에 충분하다" 고 확신했다.

펜타닐의 1회분 투약량이 매우 적다는 점은 수사관계자의 입장에서 검문 수색과 몰수를 매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반(反)범죄멕시코 연합의 이사 리사 산체스는 "현재의 정책들은 펜타닐의 생산, 밀매, 소비 모두 충분히 제어하지도 못하고, 효과가 있지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다른 국가들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헤로인에 펜타닐을 섞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헤로인의 안전한 공급을 보증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스는 "그런 정책의 결과는 이미 더 많은 수의 마약 중독자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고했다. 플레이스에게 이 문제의 답은 마약 중독의 해독제이자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되어 현재 국가의 엄격한 통제 하에 유통되고 있는 날록손에 대한 접근성을 키우는 것이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 아편류 마약의 밀수는 항상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의제 중 하나로, 두 국가는 남쪽의 공급자와 북쪽의 수요자로서 완벽히 분리된 입장에 서 있다.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공식 자료에서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에 멕시코 정부는 67건의 펜타닐 사용을 적발했으나, 위와 같은 연구들은 드러나지 않은 수요가 더 존재하며 펜타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 출처: https://elpais.com/sociedad/2019/12/18/actualidad/1576690725_625584.html?rel=str_articulo#1577174817389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의 에스케타민이 유럽의약품청의 승인을 받다

마취제로 잘 알려진 케타민이 중증의 우울증에 대항할 강력한 약물로 새롭게 쓰이게 될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기존의 약품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며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중증우울증 환자들에게 케타민의 유도체 에스케타민을 처방하는 것을 허가하였다. 이 약품은 나살 스프레이 형태로 스파라바토(Sparavato)라는 제품명 하에 전문의약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1962년 처음으로 합성된 이후 케타민은 수없이 많은 삶을 구해내 왔다. 이 물질은 마취제로서 오랜 기간 동안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서 사용되어 왔으며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케타민의 새로운 쓰임새는 케타민이 가진 환각제로서의 특성, 즉 정신에 영향을 끼쳐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을 왜곡하고 환각을 일으키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우울증과 맞서 싸우는 무기들 중 하나가 될 케타민의 새로운 쓰임새는 기존의 항우울제들에 더해져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는 케타민이 기존의 항우울제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프로작과 같은 널리 사용되는 항우울제들은 세포핵의 중심에 작용하여 세로토닌의 재흡수 억제 작용을 하는 반면에 케타민의 이성질체인 에스케타민은 대뇌 피질에 작용한다. 정확히는 글루타민산염의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스파라바토의 개발에 참여한 바르셀로나 오스피탈 클리닉의 정신과 의사 에두아르드 비에타는 "소량의 글루타민산염이 에스케타민에 의해 조절될 때, 글루타민산염의 분리가 어느 정도 억제되며 스트레스의 양이 줄어든다. 사람들은 흔히 우울증 환자는 가라앉고 침체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환자의 뇌는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약품과의 또 다른 차이점은 에스케타민이 처음 사용부터 효과를 나타내는 매우 효율적인 약품이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항우울제들은 처방 후 환자들에게서 약효가 나타내기까지 몇 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 새로운 약품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 내로 효과가 나타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의 정신건강의학센터장인 네스토르 스체르만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아주 빠른 효과가 보였으며 자살 충동 또한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몇 개월 전 에스케타민의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도 인정하듯 에스케타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바르셀로나 델 마르 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빅토르 페레즈는 "에스케타민의 사용 자체는 해롭지 않다. 그러나 에스케타민은 단지 공공의료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품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에스케타민의 잠재적인 타겟은 기존의 항우울제들 중 최소한 2 종류 이상의 약품에 차도가 없는 매우 중증의 환자들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페레즈는 "에스케타민은 전기경련치료법의 대안이다. 즉 자살 위험이 높고 다른 어떤 치료법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페인에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의 수는 전체 인구의 4%이며 환자들 중의 20%는 전통적인 방식의 치료방법에 내성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에스케타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성을 해리성 장애와 관련된 부작용(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에스케타민을 처방받은 환자의 약 25%가 이인증을 경험했다) 과 에스케타민에 대한 중독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델 마르 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마르타 토렌스는 "에스케타민은 위험성을 가진 약품이며,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니나 환자들의 상태를 조금 나아지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각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약품으로 이용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의 정교수였던 호안 라몬 라포르테는 "(에스케타민의 사용은)우울증 환자에게 코카인을 처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카인은 환자를 잠시 기분 좋게 하겠지만 약효가 사라지면 환자는 더욱 괴로움을 느낄 것이다. 에스케타민은 아직 연구 중인 물질이며 그 부작용에 대해서 더욱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독성 정도는 용납할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스체르만은 "모든 종류의 약품은 오남용될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일부 취약한 환자들에게서만 일어나는 일이다.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30%는 에스케타민이 아닌 다른 종류의 약물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우울증이 악화되었을 때 생기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환자를 살리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얀센사의 스파라바토 자문 위원회의 일원이자 바르셀로나 발데브론 병원의 정신과장인 조셉 안토니 라모스-키로가도 같은 점을 지적하며 "환자에게 주사하는 에스케타민의 양은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마취제로 사용되는 양에 비해 매우 적다. 중독이 일어나려면 약 300유로 가량인 200병을 주사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부작용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스케타민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의사의 처방 아래에서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비에타는 "약을 처방받는 환자 스스로가 관리를 해야 하지만 환자를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임상실험에서 이를 처방 받은 환자 중 2/3이 차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에서 기존에 쓰이던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되었을 때 에스케타민은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지만, 비에타는 에스케타민의 단독 사용도 유럽의약품청에 의해 승인된 것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다. 그는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하느냐 아니냐는 의사의 처방에 달린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약품의 사용 방식은 초기에 분량을 달리해가며 한 주에 여러 번의 처방을 받다가 점점 그 횟수를 줄여나가는 식으로 되어 있다.

라모스-키로가는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에스케타민을 처방받은 환자들의 실험 결과 분석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84주간 이루어진 실험 결과 분석에 따르면 에스케타민을 처방받은 후 예후가 좋아 약의 이용을 중단한 환자들에게서 우울증의 재발 위험성이 51%로 줄어들었다" 고 강조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엑스터시

케타민이 흔히 쾌락을 얻기 위해 남용되는 마약류 중 그 의학적 쓰임새를 입증받은 유일한 물질은 아니다. 엑스터시 혹은 (특정한 버섯류에서 발견되는)실로시빈 또한 약품으로서의 효용성이 검증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 주 바르셀로나의 델 마르 병원에서 있었던 하루 동안의 토론에서 정신과 병동의 의사 빅토르 페레즈는 엑스터시와 실로시빈 등의 물질이 "논쟁거리가 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페레즈는 "이 물질들을 의학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해가 되지 않으며 단지 염려되는 점은 어떻게 해야 의도치 않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면서 연구를 계속해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케타민과 같이 엑스터시와 실로시빈 또한 우울증에 처방될 수 있으나 그 부작용은 중독이 아닌 "기분나쁜 여행" 이다. 이는 불쾌한 환각이나 섬망을 뜻한다. mdma(엑스터시)의 한 유도체가 현재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약품으로서 연구되고 있다. 정신과 의사 마르타 토렌스는 "이런 물질들에 대한 연구는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이나, 그 과정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 출처: https://elpais.com/elpais/2019/12/20/ciencia/1576842924_578278.html

 보노보 암컷들은 서로의 생식기를 문지르며 유대를 형성하고, 이렇게 형성된 유대는 서로에게 가해지는 위협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이용된다

영장류계의 히피, 보노보들의 사회에서 보노보들이 맺는 관계는 그들의 친척인 침팬지에 비하면 훨씬 덜 공격적이고 부드럽다는 점, 서로를 위협하는 일이 드물다는 점, 낯선 이에게도 자발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취한다는 점, 우연히 이루어지는 성행위가 잦다는 점으로 유명하다. 이는 어떤 관계를 재정립하거나 사회적인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의 성행위는 동성 간에서도, 특히 같은 공동체 내의 암컷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난다. 한 무리의 보노보들은 매우 평화로운데, 암컷들은 서로 유대를 쌓아 혹시라도 자신들보다 훨씬 큰 수컷 개체가 휘두를 수 있는 폭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암컷들은 무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행위가 암컷들 간의 연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암컷들의 동성애적인 행위가 어떻게 서로간의 유대 강화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성행위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진화의 순간으로부터 살펴보자. 동성애는 사회적인 쾌락의 도구였다. 영장류학자 Liza Moscovice는 "많은 동물들이 동성 개체 간의 성행위를 하며 이로서 동물들에게 동성애가 어떤 식으로든 간에 이익이 되는 행위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보노보 이외에도 인간이나 돌고래처럼 발달된 뇌 덕분에 복잡한 사회적 위계 질서에 의한 의사 소통이 가능한 동물 개체들과 동성애적인 행동 간에도 연관성이 있다. Moscovice에 의하면, 동성애는 이들 동물에서 서로 혈연 관계가 없는 개체 간에 신뢰를 심어주기 위한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Moscovice는 "이 연구는 성행위가 어떻게 보노보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해 준다. 뇌에서 서로 간의 신뢰,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하여 파트너 간에 좀더 끈끈한 협력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미국 에머리 대학교의 영장류학자인 Moscovice와 동료들은 콩고민주공화국의 루이코탈에서 40여 마리의 보노보 한 무리를 일년 반 가량 관찰하며 얻은 수많은 성행위 기록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65%의 성행위는 암컷 보노보 사이에서 이루어진 관계였으며 단지 1%만이 수컷 보노보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암컷 보노보들은 동시에 서로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여 오르가즘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체위인, 서로 껴안은 채 부풀어오른 생식기를 문지르는 방식으로 성행위를 즐겼다. 암컷과 수컷 간의 성행위도 항상은 아니지만 자주 다른 암컷들 간의 성행위 근처에서 이루어졌다.

학술지 Hormones and behaviour에 발표된 이 연구의 근본적인 결론은 암컷 보노보가 수컷 보노보와 성관계를 맺을 때 보다 다른 암컷들과 성행위를 할 때에 더 파트너와 가깝다는 사실이다. 암컷들 간의 성관계에서 더 많은 양의 옥시토신(개체 간의 유대를 강화시킨다)이 분비되었다. 예를 들어 침팬지 수컷들은 다른 공동체를 습격하기 전에 전우들끼리의 유대를 다지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옥시토신을 분비한다. 이 연구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매우 단호하다. 더 많은 성관계를 가진 암컷 파트너들은 서로를 보호하고 식량에 쉽게 접근하며 공동체 내의 지위를 유지하고 본질적으로는 때로 수컷의 공격에 대한 방어를 하기 위해 더 많이 돕는다는 것이다. 

보노보의 친척인 침팬지 무리에서 수컷들은 자신들의 성적 접근성을 보장받고 자손을 성공적으로 재생산할 가능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관습적으로 암컷들을 습격한다. 반면에 보노보 암컷들은 정해진 발정기가 없기에 침팬지 식의 폭력적인 방식은 보노보 수컷들에게는 쓸모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전의 연구 결과로부터 관찰된 바로는 보노보 암컷들은 다른 암컷이 아니라 단지 수컷들에만 대항하기 위해 서로 연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모든 사례에서 이러한 암컷들의 연대는 목적 달성에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수컷 보노보를 물러나게 만들었다. 반대로 암컷이 혼자일 때는 수컷의 힘이 훨씬 강했으므로 암컷이 질 수 밖에 없었다. 침팬지 암컷 무리의 경우에는 수컷들의 이익이나 먹이 때문에 때로 습격을 당했다. 

라이프니츠의 el Instituto de Comportamiento Fisiológico에서도 연구를 진행 중인 Moscovice는 "우리는 연구 결과 중 관찰한 사례에서 보노보들이 서로 주고받는 도움의 대부분은 암컷들 사이에서 이루어졌으며 수컷들 간에 도움을 주고받은 사례는 그보다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예를 들어 보노보 수컷이 먹이를 먹기 위한 자리를 차지하고자 암컷을 공격하거나 쫓고자 할 때 여러 마리의 암컷이 합심하여 공격자 수컷을 쫓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설명했다. 반대로 보노보 수컷이 암컷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수컷의 도움을 얻는 일은 미미하다. Moscovice는 "그것이 어쩌면 보노보 수컷들이 침팬지 수컷보다는 덜한 공격성을 보이고, 암컷들에 비해 선호하는 먹이 등의 중요한 자원으로 접근하려다 쫓겨나는 일이 빈번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비록 암컷들이 서로 연대하는 데에 성적인 상호 작용이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서로간에 성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암컷들이 서로를 더 도우려는 경향성을 보였다.

연구자들은 다수의 암컷들이 많은 우정을 맺은 친구들 중 특히 좋아하는 파트너를 두고 있지만, 둘만의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여러 마리의 다른 암컷들과 성관계를 갖고 넓은 유대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Moscovice는 "어쩌면 보노보 암컷들은 성관계를 '다른 암컷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함께 연대를 맺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빠르고 쉽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친한 친구가 아니더라도 함께 있을 수 있고 때로 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암컷들이 성적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가 서로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생식기를 문지르기 위해 암컷들은 마주보고 껴안으며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마찰로 인한 쾌감을 얻기 위해 함께 몸을 움직이며, 이 마찰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한다. 이는 수컷과의 관계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연구자는 "이런 관계에서는 일상적인 교미에서보다 좀 더 강렬한 사회적 접촉이 요구된다. 생식기의 마찰은 클리토리스가 쉽게 흥분할 수 있는 자세에서 일어난다"며, "우리는 다른 동물종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생식기를 자극하는 것이 옥시토신의 분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보노보 암컷들 사이에서도 전면을 바라보는 성 행위가 옥시토신의 분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고 덧붙였다.

 

 

 

전문 출처: https://elpais.com/elpais/2019/09/26/ciencia/1569496731_126842.html

종양학자들에게 신체 자체의 면역력을 증가시켜 종양 세포를 스스로 공격해 없애게 하는 면역요법은 이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암과 맞서 싸우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완벽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약물 치료법보다 덜 공격적이고, 표적을 구분하는 능력도 뛰어나며 마치 백신을 맞은 듯 기억 효과까지 가지는 이 방식은, 가장 좋지 않은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률을 높여 왔으며 지난 십 년간 암과의 전쟁에서 가장 혁명적인 발견으로 여겨진다. 과학계의 이 발견 이후 의료 현장에서는 간신히 이 항암 요법의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잡아 왔다. 그러나 논문에서 발표된 것 이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투약이 필요한 환자들과 이 요법의 처방 이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가 존재하며 종양학자들은 왜 어떤 환자들에게는 면역 요법이 효과적이지만 또다른 환자들에게는 아닌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도래했으나 그저 그 자리에 남아 있다"고. 그러나 아직 이 요법이 전체 종양의 25%에만 통한다는, 풀어야 할 문제가 더 남아 있다.

면역요법은 몇 년 전 미완성의 상태로, 그러나 어딘가 약간 어긋난 채로 그 정체를 드러냈다. 마치 자동차의 배기량을 늘리듯 연구자들은 면역체계를 더욱 강화하고자 면역 요법을 시행했지만 결과는 항상 탐탁치 않았다. 90년대에 노벨 상 수상자이자 면역요법의 아버지들인 James P. Allison과 Tasuku Honjo는 이 '완벽한 방법'에 조금의 수정을 가했고 면역 체계를 더 많이 강화하기 위해 면역 체계의 브레이크를 더 많이 당기는 방법을 택했다. Honjo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PD-1이라는 분자가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으로 Allison은 면역체계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CTLA-4라는 단백질과 CTLA-4를 분리해 낼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해냈다. 두 과학자는 거의 20여년을 이 연구를 완성하는 데 바쳤으며 2011년, 마침내 전이성 흑색종에 대한 항체치료제인 이필리무맙(ipilimumab)이 빛을 보았다. 흑색종 환자들의 생존률은 여섯 달에서 몇 년으로 늘어났으며 이후로 면역요법의 숨이 가쁠 정도의 속도로 발전해 왔다(현재 이 요법에 대해 발표된 논문만 2천개가 넘을 정도이다).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발데브론 종양학연구소(VHIO)의 수석연구원 Josep Tabernero는 "면역요법은 전체의 25%가량의 암에서 효과 빠른 만병통치약처럼 쓰여 왔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발견하지 못하는 나머지 75%의 종양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면역요법약품은 면역 체계를 깨움으로서 면역체계 스스로가 이미 알고 있던 종양 세포를 향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면역요법은 '뜨거운' 암 종류에서 가장 잘 듣는다. 즉 종양 전체에 림프구가 작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면역체계의 브레이크를 당기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약물은 두 종류이다. 이들은 흑색종과 폐, 신장, 방광에 생기는 종양, 호지킨스림프종, 유방암의 하위 종류와 뇌, 목 그리고 대장암에 작용한다.

Taberno는 "현재의 면역요법은 이런 브레이크를 당겼다 푸는 방식과 같습니다. 그러나 면역 체계가 암 세포를 비정상적인 무언가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면역체계를 강화한다고 해도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바로 그 점에서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인지하고 공격하게 하는 방법은 현재 과학계의 연구 과제 중 하나다. 연구자들은 암세포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암 세포 내로 진입해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개량된 종), 모노클론항체, 백신과 여타의 방법을 동원하여 75%의 암을 '뜨겁게' 만들어 면역체계가 이 암세포들을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면역 요법은 대장암의 95%와 위암, 췌장암, 육종류의 약 절반 가량 그리고 폐암의 40%에는 듣지 않는다.

어떤 환자들이 면역요법을 이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는 종양학자들에게는 중대한 고민거리이다. Excelencia y Calidad de la Oncología (ECO) 재단의 재단장인 Vicente Guillem은 "우리는 어떤 환자들이 이 요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보게 하기 위해 바이오마커 센터를 만듦으로써 생체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면역요법을 처방받은 환자들의 암 목록이 담긴 한 리스트를 제시하였다. 이들은 이 리스트를 통해 면역요법의 효율성과 환자의 안전성, 전체 생존률과 요법의 위험성에 대해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델 마르 병원 소속 종양학자인 Edurne Arriola는 "예를 들면 미세부수체(microsatellites) 즉 미세위성마커를 통해 종양 신형성이 있는 경우를 알아낼 수 있는데 이런 종류의 종양은 변이가 많고 드문 종류이기에 면역체계를 크게 자극하게 되지만 미세위성마커는 50%에서 60%의 환자들에게서밖에 작동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니즈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여 환자에게 최적화된 방법과 모든 단계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연구는 매달 한 환자에게만 3천에서 4천 유로의 비용이 든다.

면역요법의 또 다른 한계점은 매우 짧은 역사를 가졌다는 점이다. 2011년에 흑색종에 대한 약이 시판된 이후로 5년 전까지 다른 종류의 암에 대한 약물은 없었다. 연구실에서 약물이 개발되는 속도는 의료 현장에서 면역요법이 처방되는 속도에 비해 매우 느리다. Arriola는 "면역요법의 처방 기간을 최대 2년까지로 정의하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으나 의사들은 2년동안의 처방 이후 매우 좋은 예후로 인해 환자가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면역요법의 처방 기간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환자가 2년의 치료 이후에 면역요법을 중단하고 나서도 관리가 잘 되어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Arriola는 "모든 환자들이 평생 동안 면역요법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어떤 환자들이 요법을 중지해도 괜찮을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면역요법은 95%의 환자들에게서 큰 이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때로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과열된 면역체계는 갑상선염이나 실질적으로 죽음도 불러올 수 있을 정도의 질환인 심근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Taberno는 "과학자들은 갑상선과 뇌하수체 기능의 저하와 췌장의 변화 등의 부작용을 관찰해냈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 면역체계를 재가동할 때 지나치게 과열이 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일이다"라고 예시를 들었다. 또한 기관의 부수적인 손상도 존재한다. 발데브론 종양학연구소(VHIO)의 연구자이자 루버 인터내셔널과 키론 바르셀로나의 유방암 클리닉의 책임연구자 Javier Cortés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으며 그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종양학자들에 의해 이 약물들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암 세포들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Cortés는 "면역요법은 면역 체계 스스로가 암에 맞서 싸우게 한다는 점에서 환상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암세포들도 면역 세포들을 본뜨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아직 암 세포들이 어떻게 면역체계에 저항성을 갖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면역요법이 인류의 암을 정복하는 싸움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한다. 비록 Guillem이 짚어내듯 '다른 종류의 의약품들이 계속해서 개발된다 해도 암과의 사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지만 말이다.

 

 

 

전문 출처 : https://elpais.com/elpais/2019/09/25/ciencia/1569410721_5622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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