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curso 8의 중간시험으로 글쓰기와 말하기 테스트를 했다. 글쓰기는 한시간에 400자(왜 이렇게 길게 줬는지 모르겠다. 델레 쓰기시험 대비하는 겸 하라는 뜻에서 따레아 두개 합친 분량을 준 것 같긴 한데) 로, 어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망명신청을 한 사람에게 조언하는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쉬는 시간 후에 이어진 말하기 테스트는 딱 델레 베도스의 따레아 1과 똑같았다.
쓰기는 집에 오면서 되짚어보니까 실수한게 두어개쯤 생각이 나고(또 성수일치다. 진짜 미치겠네) 그래도 그럭저럭 만족할 만큼으로는 쓴 것 같다. 주제 자체가 너무 생소한 거여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그냥 하다 보니 됐다. 근데 말하기 시험은 무슨 자신감인지 메모를 안하고 그냥 무슨 이야기를 할지 마음 속으로 짚어보고만 들어갔더니 막상 이야기 할 때는 미리 생각해 뒀던 고급어휘들이 기억이 안나서 못 써먹었고, 돌이켜봐도 단어들을 다양하게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결론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게 끝났다. 젠장. 역시 금요일에 시험 볼 때는 메모를 간단히라도 하고 들어가는 게 낫겠다..
아 그리고 까밀로가 말했는데 글쓰기에서는 열심히 했지만 말하기에서는 소홀해져버린 것 -> 아는 것을 최대한 사용할것. 그래도 클라우술라 데 피날리닫이랑 클라우술라 아드헤띠바는 쓰긴 했는데 꼰디시오날을 제대로 안써서 너무 아쉽다. 마지막 한마디에서 푸에라를 썼어야 하는데. 뭐 어쩌겠어. 이걸 바탕으로 델레시험을 잘 보는게 더 중요하다.
어쨌든 시험을 다 보고 오는 길에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큰 시험이든 작은 시험이든 간에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근데 살고 있는 빌딩에 들어왔는데 관리인 아저씨가 스페인어 알아듣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열쇠가 없는 사람들이 몇명 있는데~ 어쩌고 하면서 말을 하는데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아저씨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문 잘 잠그고 다니라는 거였던거 같은데... 모르겠다. 슬프다. 진짜 끝이 없다. 한국 학원에서 배운 스페인어와 현지에서 배운 스페인어가 다르고 현지 라디오에서 말하는 스페인어와 진짜 현지인이 쏼라쏼라하는게 또 다르다. 지금까지 공부를 헛한 것 같아서 실망스럽다는 감정이 들어 놀랐고 기분이 안좋았다.
이제 수업은 3번만 더 들으면 된다. 휴 시험이고 나발이고 얼른 한국가서 바닐라 티라떼랑 기욤 케이크 퍼먹고 싶다... 작은 실패에도 이렇게 우울한 감정이 커지는게 너무 싫고 나는 왜 이런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