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ke 2019. 4. 28. 06:34

오늘은 지하철 타고 학교에 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녀와서 빨래를 할지 아니면 언어교환 프로그램에 갈지 고민을 했는데 아침에 너무너무 졸리고 학교에서도 수업들으면서 계속 하품나오고 집중이 안돼서 말도 잘 안나올정도로 졸려서 그냥 집에 오기로 했다. 다음주에 가지 뭐...하고 생각했는데 아 그러고 보니 다음주 세마나 산따구나. 어쨌든 수업은 오늘도 재미있었다. 졸려서 말이 안 나온게 속상하다. 자연스럽게 안 끊기고 말하고 싶은데. 수업 강도가 조금 높아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달부턴 인텐시보로 들을 거니까 열심히 공부하기 좋겠지?

집에 오는 길에 베가스 병원 1층에 있는 데 롤리따에서 과자를 사 왔다. 뭔가 커피 메뉴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없어서 당황하다가 띤또는 싫어서 그냥 과자만 사서 바로 나왔다. 생각해보니 까페꼰레체도 있었겠지만 뭔가 그거보다 더 단거를 마시고 싶은데 여기서도 커피에 바닐라 시럽 같은 걸 넣어서 파는지 모르겠네.

버스에서 내려서는 집에 와서도 날씨가 매우 좋길래 빨래를 돌렸는데 막 널고 있으려니 비가 왔다. 그렇게 해가 쨍쨍하다가 한시간 만에 날씨가 바뀌고 그러냐 진짜... 그래도 일단 널긴 했는데 널고 나서 세시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비가 왔다 그쳤다 하고 있다. 지금이야 내가 깨어 있으니까 혹시 빗줄기가 너무 굵어진다 싶으면 나가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밤에는 어째야 할지 걱정이다.

집에 와서는 그냥 누워서 쉬었다. 기분이 꿀꿀하고, 남자친구한테 서운하다... 얘도 바빠질 시기고 나는 같은 도시는 커녕 지구 반대편에 있는데 매일매일 사랑이 가득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위로를 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다가 나만 버림받고 병신되고 손해보는 일을 인생 내내 겪어왔으니까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얘는 나한테 지금 딱 이정도만 하고 싶은 거겠지.

가끔은 이 애와 결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지금 당장은 서운해서 그런지 절대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나는 나를 매일 엄청나게 많이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행복해질 수 있는데 얘는 자기가 힘들면 그 기복이 너무 심하다. 나는 이 애가 너무 좋은데 얘는 지금 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아 모르겠다. 얘도 나처럼 무슨 힘든 일 있어도 내색 안하는 타입이라는 걸 잘 아니까,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근데 나도 처음 해보는 타지 생활이 힘들고, 여기서 너무 외로운데 아무 티도 안 내고 있으니까 더 힘들다.

기분이 너무 안좋으니까 라면이나 끓여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