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ke 2019. 6. 11. 09:54

오늘은 아침에 평소보다도 더 일찍 나가고 싶어서 7시 50분쯤에 나와서 버스를 탔는데 길이 좀 막힌다 싶었다. 알고 보니 아베니다 80에 사고가 난 거였다. 그래서 버스 기사가 그 옆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막 길가에 있는 사람들한테 이리로 나갈 수 있느냐 묻고 그랬다.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일처리에 조금 웃음이 나왔다.

학교 가서는 주말 동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먼저 했다. 음... 연습을 많이 해서 말은 그냥저냥 매끄럽게 나왔다. 최종 시험때에도 이렇게 매끄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리고 금요일에 본 쓰기시험 결과를 봤는데 선생님이 아르띠꿀로랑 성수일치를 주의하라는 말을 했다. 진짜 그놈의 정관사 죽이고 싶다. 저기 미그라시온 옆에 초등학교 있던데 거기 2학년 반에 들어가서 애기들한테 정관사랑 부정관사 가르치는 거 옆에서 같이 들으면서 익혀야 할듯. 그냥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에 정관사를 붙이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테라스에 앉아 있다가 나왔는데 문득 이 생활이 너무 지겨워졌다.

익숙해진 걸까. 뭘 해야 기쁨이나 두근거림, 즐거움을 느낄까? 이건 일시적인 호르몬의 영향일수도 있다. 조금 걸어서 집에 오는 303번 버스를 타고 항상 내리던 곳에서 내려서 조금 더 걸어서 엑시토에 가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어제 잠을 많이 못 자서 좀 피곤했기에 바로 누워버렸다. 이 시끄러운 집에서 귀마개를 안 끼고서도 어느 정도 잠이 들었다는 건 그만큼 수면이 부족했다는 뜻인 것 같다. 

뭔가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학교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건 재미있지만 너무 수동적인 생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