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ke 2019. 5. 30. 10:51

너무 짜증이 난다. 2주짜리 수업을 들으니 이틀걸러 하루 꼴로 테스트들의 연속이고(말하기 테스트는 왜 한 코스에 세번씩이나 시키는지 모를... 지난달에도 그러긴 했는데 지지난달에는 안그랬어서 하이로가 수업을 대충하는건지 갑자기 규정이 바뀐건지 알수가 없다) 내일도 발표를 해야 해서 대본을 써가야 하는데 쓰기가 너무 짜증나고 하기싫다. 게다가 이 집의 또다른 치명적인 문제인 가스통이 자꾸 마음에 걸려서... 가스밸브를 살짝만 열면 불이 안 붙고 좀 많이 열면 왠지 가스가 새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냄새도 조금 나는 거 같아서 마음놓고 요리를 할수가 없고 어쩔 수 없이 매번 창문을 열고 선풍기까지 틀어 두고 요리를 한다. 그러면 밤이니까 또 좋다고 방충망이 없는 창문으로 별별 벌레들이 들어와서 방금도 벌레를 두 마리나 잡고 너무 짜증이 났다. 어딘가에 내가 못 본 다른 벌레새끼가 숨어 있다가 밤에 나올까봐... 아 너무 짜증이 심하게 나서 울고 싶다. 그렇다고 밤에 매번 밖에서 식사를 사먹을 수도 없고(사실 해지면 나가는게 무섭다. 낮에 환할땐 나한테 적의를 가진 사람들이 날 보더라도 그냥 치나 어쩌고 하고 끝나지만 밤에 어둑어둑하고 사람도 없는 길거리에서 만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저녁을 굶을수도 없고 진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답답하고 짜증이 나서 미치겠다. 첫 두달동안 묵은 벨로드로모 집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집이 천국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정말...

메데진에서 에어비앤비로 얻을 수 있는 집들에서 주의할 점

  • 상상초월이지만 가끔 채광이 거의 안되는 집들이 있음. 에어비앤비 사진에서 방 사진에 침대가 정면이고 자연광이 안 비친다면 의심해볼만함.
  • 도시가스 배급이 체계적이지 않아서 주택이 아니라 큰 빌딩 내의 숙소라도 주방 찬장 안에 그냥 가스통이 떡하니 있을 수 있음(지금 사는 집이 그렇다). 요리할때마다 매번 밸브 열었다 닫았다 해야함. 가스 누출에 대한 공포를 안고살아야 하는 건 덤. 웃기게도 여기에 대해 딱히 언급을 하는 걸 보질 못했다. 어쩌면 콜롬비아에선 이게 흔한 일일수도?
  • 주방이 없던지, 주방은 있는데 요리도구(접시, 후라이팬, 포크와 나이프 등)가 없던지 아니면 세탁기가 없는 집이 가끔가다 있음.
  • 솔직히 절대 시내 중심가가 아닌데 교통이 매우 편하고 시내와 가깝다고 말하는 뻔뻔한 집주인들이 꽤 있음. 교통이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메데진은 항상 교통체증이 심하고 지하철이나 메트로까블레는 절대 그 교통체증에 대한 만족스러운 대안이 될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메데진에 온다면 주로 가는 곳이 뽀블라도 예라스 파크나 라우렐레스 아니면 꼬뮤나13, 하르딘 보따니꼬, 빠르께 엑스플로라정도 일텐데 예라스 파크 가는데 택시를 타도 20분은 가야하는 곳에서 무슨 교통이 편하다고... 그리고 내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시내에서 멀어지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못사는 동네라는 거다. 자연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센트로가 안전하단 얘기도 아니다 ㅎㅎ..).
  • 거의 모든 집에 방충망이 없는 건 덤이다. 그렇다고 벌레가 없는 건 아님! 밤에 덥다고 창문 열어두면 불빛 보고 벌레들 신나서 들어옴.
  • 보증금을 가끔 엄청 많이 받는 집들이 있는데(140달러정도) 그걸 우리나라의 보증금이랑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포스트를 읽은 기억이 난다.
  • 뽀블라도 쪽은 값이 비싼 대신 안전하고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곳과도 가깝고 뭐 그런 장점들이 있는데, 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알지 못할 한가지 단점이 더 있다. 바로 대부분의 건물들이 언덕 위에 있다는 점이다. 한 5분거리라면 모를까 뽀블라도에 숙소를 잡고 나서 구글맵스에서 15분거리라는 어딘가로 걸어가 보려고 했다간 엄청난 등산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