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ke 2019. 5. 23. 07:48

일요일에는 벨렌으로 이사를 했다. 우버를 불러서 짐을 옮겼다. 비오는데 고생을 시킨 우버기사님께 죄송스러워서 팁을 좀 많이 드렸다. 새 집은 학교가는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교실 앞까지 30분밖에 안 걸려서 좋다. 그런데... 방음이 충격적으로 안 된다. 길가에 차 소리가 그냥 다 들린다. 한쪽 벽이 창문인데 창문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창문 옆은 스티로폼으로 해놨다...... 대체적으로 콜롬비아노들은 집 인테리어라던지 건물을 잘 짓는다던지 그런거에 너무 무디다. 글쎄 화장실에 환기구도 안 달아 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건물을 짓는건지 알 수가 없다. 얘네는 집에 도배도 안 하는데다가(그래서 길 가다 가게를 들여다보면 죄다 휑덩그렁하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준다) 아늑하게 살기 위해 뭘 해야한다는 생각도 별로 안 하나보다. 여기 세입자들은 이런 건물에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다음달 계약을 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이번달은 에어비앤비 할인을 받아서 좀 살만했는데) 그래서 또 고민중이다. 지긋지긋한 집 고민... 그냥 일찌감치 오자마자 베가스 아파트에서 하우스 쉐어로 들어갈 걸 그랬다. 6월 중순부터는 어째서인지 쓸만한 집들이 별로 안 보였다. 뭐 휴가 오고 그래서 그런듯... 이 집은 솔직히 말해서 돈 값을 하진 못하는데 집주인은 무슨생각으로 그렇게 비싼 집세를 받으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여기서 돈 더 내던지 아님 어디 하우스쉐어에 들어가야 하겠지만.

그리고 비자 만료일까지 3주나 남았지만 월요일부터 설레발을 치면서 관광비자 연장을 했는데 이미그라시온 콜롬비아 시발놈들이 왜인지 모르겠지만 거부했다. 정부 기관이니까 고급스럽게 반려되었다고 해야 하나? 이 사람들도 일 대충하나 싶은게 구글링해봤더니 '메일 보내고 승인되길 기도하세요! 너네나라 축구팀이 콜롬비아 축구팀을 이긴적이 없기를, 그리고 일하기를 싫어하는 직원에게 당신 메일이 배정되지 않기를 기도하세요!' 이러면서 자긴 3번씩 메일 보내서 간신히 승인되었다느니 하는 후기들이 넘쳤다. 시발... 두달전에 이겼는데.... 사실 그걸 진지하게 믿는 건 아닌데 그래도 직접 가야 될까봐 괜히 걱정이 된다. 거기 가려면 예약이니 뭐니 귀찮은 절차들을 다 해야하고 학교 끝나자마자 점심 안먹고 달려가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다가 문닫을까봐 걱정도 되고... 혹시 비자 도장 받은 페이지의 스캔본이 너무 환해서 그랬는지 싶어서 이번에는 자연광에서 찍은 사진으로 다시 스캔해서 보냈다. 

4시간 수업은 정말로 인텐시브하다던 말이 진짜 맞긴 하다. 수업 듣는 도중엔 안 힘든데 열두시가 넘으면 너무 배고프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그래도 빨리 코스를 끝내야 하는데... 같은반의 에티오피아 분은 이번이 마지막 코스라고 했고 스코틀랜드 아저씨는 다음 코스를 들을건지 아닌지 모르겠어서 걱정이 태산이다. 다음코스에 사람이 없어서 수업 못들을까봐...... 제발 그러면 안되는데...... 되는일이 없다. 진짜 제발 제발좀 어디서 다른 사람이 튀어나와서 코스 유지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