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돌아다니기도 싫고 집에 있기도 싫고 다 싫은 날이었다. 이제 선생님까지 친구 만들라는 얘기를 한다. 도대체 친구를 어디서 어떻게 만들죠...? 솔직히 나한텐 걔들이 원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차라리 일본인이나 중국인이었으면 일본어나 중국어 배우고 싶어하는 애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한국은... 얘들은 한국이란 국가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돌아다닐 때도 일본인 아니면 중국인이냐는 소리나 듣고.
흠 차라리 저는 친구 필요 없어욧 할걸 그랬다. 클래스에서는 영어를 안 하게 된다. 영어 하려고 온 게 아니기도 하고, 일단 영어로 말하게 되면 말문이 막힐 때 자꾸 영어로 대신하게 될까봐.
어쨌든 학교 다녀오는 길에 긴 하의가 필요해서 5만페소를 깨는 겸 엑시토에 가서 레깅스를 샀다. 회색 면 레깅스를 사고 싶었지만 회색도 없고 면도 없었다. 아마 오비에도나 산타페 몰 쪽에 있는 스파브랜드엔 있겠지만 산타페 몰은 저번 스타벅스 잔돈 사건 이후로 너무 이미지가 안좋아져서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고 가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검은색에 폴리에스테르 재질같은거로 골랐다. 계산대로 갔더니 계산하는 점원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여기 오니까 미인의 도시라는 말 답게 예쁜 여자들은 많이 봤는데, 지금 보름이 넘었는데도 잘생긴 남자는 딱 한 명 봤고 목소리가 좋은 남자도 딱 한 명 봤다.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로 와서 마트에 갔다. 처음엔 닭고기를 먹을까 했는데 정육코너에 사람들이 많아서 왠지 겁이 났다. 그래서 소시지 쪽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이번엔 소시지가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진짜 쓸데없는 걱정이 되는거다. 그래도 육류는 맛없는 걸 먹느니 안먹는게 낫다고 항상 생각하기 때문에 진짜 고기가 먹고 싶을 때 다시 사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평소 보던대로 장을 봐 옴. 아 파스타 소스 사올 걸 그랬다. 바보같이 깜빡했네.
그리고 초콜릿 과자가 먹고 싶어서 미스터 브라운이라는 브라우니를 사 왔는데 브라우니라기 보다는 오예스에 가까운 느낌이다. 그래도 맛있다. 그리고 과일 코너를 지나가다가 망고를 집어 들었는데 향이 너무 좋아서 홀린 듯이 사 왔다. 한국에서 먹은 망고는 여자 손바닥만한데 여기 망고는 내 주먹보다 살짝 작은 크기였다. 맛은 뭐 똑같이 맛있고 근데 씨앗에 섬유질이 좀 많다.
집에 와서는 점심먹고 나서 너무 졸려서 낮잠을 잤는데 미드 한편을 본 것 같은 꿈을 꿨다.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데 걷는 것 말고 안해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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